［여야 총재회담이후 정국전망］不信씻었지만 변수남아

10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李會昌)총재의 영수회담은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것이 청와대나 여야 모두의 공통된 평가다.

청와대관계자는 “회담결과가 좋았다”고 평했고 이총재도 당사에 돌아와 “유익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오늘 회담을 계기로 우리정치가 생산적 정치의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평가한다”고 논평했다. 여야의 반응대로 이번 회담은 그동안 경색됐던 여야관계를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사람이 합의한 ‘성숙한 정치복원’ ‘개혁에 대한 공감’ ‘상호존중’ ‘지역갈등해소노력’ 등은 비록 선언적인 의미가 강하다 하더라도 그동안의 여야관계를 생각할 때 진일보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경제청문회실시와 정치개혁추진 경제협의체구성 지역갈등해소장치강구 등의 구체적인 합의내용은 여야의 노력여하에 따라 가시적인 성과도출이 가능한 사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지난해 대선 이후 지속된 반목과 불신의 ‘악연’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반자관계정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두사람은 “이번 회담이 상호간의 이해와 협력증진에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필요할 때 자주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은 아직 ‘절반의 성공’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두사람의 대화내용이 보여주듯 판문점총격요청사건이나 정치인사정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이견은 거의 해소되지 않았다.

이는 앞으로 판문점총격요청사건의 수사결과 등 이들 현안의 추이에 따라 정국풍향이 얼마든지 급변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또 김대통령으로서는 영수회담에서 소외된 자민련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점이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