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빼가기」공방 재연…황학수의원 탈당 계기

  • 입력 1998년 10월 16일 19시 12분


한나라당 황학수(黃鶴洙)의원이 국민회의에 입당하기 위해 16일 탈당의사를 밝히면서 여야간에 의원빼내기 공방이 재연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 의원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되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권이 야당파괴를 위해 의원빼내기를 재개했다고 반발하며 의원빼내기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회의의 한 핵심당직자는 “현재 수도권과 강원 영남지역 한나라당 의원 4,5명에 대한 영입을 추진중”이라며 “앞으로 국세청 불법대선자금모금사건 및 판문점총격 요청사건의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당초보다 많은 의원영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정감사 기간에 의원영입을 할 경우 여야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입당을 원하는 경우 먼저 탈당한 다음 가급적 국감 이후에 영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련은 의원영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태. 자민련은 그동안 영입에 공을 들여온 강원지역의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민회의행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지자 떨떠름한 표정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을 미룬 채 긴급의원총회를 여는 등 의원 빼내기에 강력 반발했다. 의총에서 이부영(李富榮) 김문수(金文洙)의원 등은 “의원빼내기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를 거부하고 장외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강경론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국회에서 대여 투쟁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일단 국회활동에는 참여하되 의원 이탈을 막기 위해 대여 공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여당이 교묘한 방법으로 탈당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의원들의 입당설을 흘리고 있다”며 입당설이 언론에 보도되면 지역구에서 탈당압박을 받아 생각지도 않다가 탈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입당설이 도는 의원들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뒤 사실이 아닐 경우 대응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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