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日설명회/정치권 반응]야당 『큰기대 안해도 의미』

  • 입력 1998년 10월 11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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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일(訪日)결과설명회에서의 여야 영수 만남에 대해 정치권에는 다소 상이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국민회의 등 여권은 “모양새를 고려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초청하긴 했지만 …”이라며 다소 떨떠름한 반응. 반면 한나라당은 “별다른 기대는 않지만 혹시…”라며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민회의측은 방일설명회에서는 어떤 정치적 사안도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래(李康來)청와대정무수석은 11일 한나라당 변정일(邊精一)총재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가급적 방일얘기만 나눴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도 “한나라당 요청으로 여야 영수간 만남이 이뤄지지만 지금 상황에서 뭐 나올 게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본격 영수회담 역시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총재 체제 출범 직후에는 의전적 차원에서 영수회담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지났다”며 “영수회담을 하면 세도(稅盜)와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을 다뤄야 하는데 이는 정치적 흥정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방일설명회 자체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김대통령이 주로 방일결과를 설명할 것이고 이총재는 그에 대해 적절한 코멘트를 하는 정도로 두사람의 만남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판단 때문에 이총재는 설명회에서 할 얘기 등을 특별히 준비하지 않았다. 윤여준(尹汝雋)정무특보는 “영수회담도 아니고 여러명이 모이는 설명회인데 이총재가 그같은 자리에서 정치현안을 능동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다만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만남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날카롭게 맞서기만 했던 두사람이 이총재의 국회 등원 결단과 이날의 만남을 계기로 향후 정국을 유연하게 풀어갈 단초를 마련했으면 하는 것. 한 당직자는 “이총재가 설명회 초청에 응한 것은 영수회담 성사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철·윤영찬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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