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총격요청]與『배후 밝혀야』野『한석기씨등 고문설』

  • 입력 1998년 10월 2일 18시 11분


여야는 2일 판문점총격요청사건을 놓고 이틀째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이 사건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인 이회성(李會晟)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탓인지 설전은 전날보다 훨씬 신랄했다.

▼여권〓공세의 초점을 이회창총재에게로 집중했다.오전에 열린 국민회의 간부회의에서는 이회성씨의 연루의혹을 강조하면서 총격사건의 ‘배후’에 이총재가 자리잡고 있음을 기정사실화하는데 주력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회의가 끝난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그 배후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회성씨의 개입의혹과 이총재의 사전인지여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이번 사건을 이총재의 두아들병역기피의혹 국세청모금사건과 함께 3대 국정문란사건으로 명명하고 이에 대해서는 정치적 타협이나 정쟁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전 안기부수뇌부나 한나라당이 개입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이총재의 사적인 채널이 동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총재개입의혹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뒤 한나라당의 무조건 국회등원을 촉구했다.

자민련의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이지 구차한 변명이나 정쟁이 아니다”면서 “이총재는 고해성사의 자세로 진상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북한총격요청사건과 관련, 구속된 한성기(韓成基)씨 등이 안기부조사과정에서 고문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역공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번 사건을 아예 ‘신북풍 고문날조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고문의혹을 집중부각시켰다.

이회창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미 구속돼 있는 사람들이 수사과정에서 상당한 고문을 당해서 다리를 못쓰고 있다는 말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한씨가 안기부에서 엄청난 고문을 당해 허위진술을 했고 검찰에 가서야 바른 말을 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찬진(金贊鎭) 정의화(鄭義和)의원 등 변호사 및 의사출신 의원 10여명은 고문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공안1부를 방문, 구속된 한씨 등의 접견을 요구했다. 당소속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1백50여명은 여의도 당사에서 ‘신북풍 고문날조에 대한 규탄대회’를 연 뒤 곧바로 안기부 청사를 항의방문했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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