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박준규의원 선출…야당 반발-국회파행 조짐

  • 입력 1998년 8월 3일 19시 24분


축하받는 박준규의원
축하받는 박준규의원
국회는 3일 제195회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15대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의원을 선출했다.

국민회의 자민련의 여당 공동후보로 나선 박의원은 이날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백49표를 얻어 한나라당 오세응(吳世應)의원을 10표 차로 눌렀다. 1차 투표에서는 박의원이 1백47표, 오의원 1백37표를 각각 얻었으나 과반수(1백50표)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를 실시했지만 2차에서도 박의원 1백46표, 오의원 1백41표로 역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3차 결선투표를 실시했다.

국회는 이날 부의장 2명을 선출한 뒤 15대 후반기 개원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 선출 직후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바람에 밤늦게까지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특히 투표참석 의원 1백49명 중 일부 이탈표가 생긴 것은 사정(司正) 등을 구실로 한 여권의 회유 협박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4일 예정된 김종필(金鍾泌)총리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총리인준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또 의원직사퇴서를 당지도부에 맡기고 상임위원장단 선출에 불참하는 등 대여(對與) 강경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다짐해 국회 파행 장기화와 정국 경색이 우려된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여당 공동후보인 박의원이 의장에 당선됨에 따라 정국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 영입을 통한 정계개편과 정당명부식 비례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 고위관계자는 “정국안정과 개혁추진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면서 “정부 여당이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8·31’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탈표에 따른 지도부 인책론으로 계파간 갈등이 불거지는 등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에는 와병중인 자민련 김복동(金復東), 한나라당 최형우(崔炯佑) 노승우(盧承禹)의원과 구속중인 무소속 강경식(姜慶植)의원 등 4명을 제외한 2백95명이 참석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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