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거]與野 『한표가 아쉽다』 필사적 득표전

  • 입력 1998년 7월 30일 19시 38분


다음달 3일 열리는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앞두고 여야의 득표전이 치열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30일 국회에서 합동 의원총회를 갖고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을 여권의 의장 후보로 공식 추대했다.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관례로 볼 때 국회의장은 집권당이 맡는 것이 순리”라며 “양당의 공조체제를 공고히 해 박최고고문의 의장 당선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의 인준을 모두 성사시키자”고 강조했다.

야당 표를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분주했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민추협 출신 민주계 의원들을, 자민련은 구여권 민정계 의원들을 집중 공략했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는 국민신당측에 상임위원장직 배분 등을 약속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자민련 지도부는 아예 의원 모두에게 야당 의원 몇명씩을 할당한 뒤 “실적에 따라 성적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 표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에서 신병 치료중인 김복동(金復東)고문도 일시 귀국키로 했다.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총리서리 역시 투표에 참여할 것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의장 후보인 박고문은 참석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 의장 선출 사회를 보도록 한 국회법에 따라 의장석에 앉아야 하지만 체면 불구하고 투표에 참여키로 했다.

박고문은 투표용지에 자신의 한자 이름을 쓸 때 ‘준(浚)’자를 잘못 써서 무효표로 간주될 수 있다며 “이름은 한글로 쓰도록 투표전에 홍보하라”고 총무단에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의장 선거 필승을 위한 3단계 작전에 들어갔다.

첫번째는 내부 표단속. 선거전까지 당권경쟁을 자제해달라는 지도부의 호소에 따라 각 계파는 계파모임을 일제히 연기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윤환(金潤煥)부총재계 의원들은 이날 열릴 예정인 대규모 합동모임을 늦췄고 강재섭(姜在涉)의원도 총재경선 출마선언을 미뤘다.

총재단과 시도지부 위원장단은 이날 오전 전경련에서 연석회의를 열어 표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이어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 유고(有故)의원들에게도 투표 참여를 종용, 와병중인 조중연(趙重衍)의원은 의장 선거에 참석키로 했다.

두번째는 국민신당과 무소속 의원 공략. 여권이 먼저 이들에 대한 접촉을 시작했지만 잘만 설득하면 이들을 끌어올 수 있다고 한나라당측은 자신했다.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은 “여권이 국민신당에 상임위원장자리를 약속했다 하더라도 이는 결국 여야 합의로 결정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약속이라는 점을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번째는 자민련의 이탈표 유도. 국무총리 인준 문제를 ‘당근’으로 제시해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물밑접촉을 진행중이다.

한 당직자는 “물밑접촉이 성공적일 경우 자민련의 이탈표가 최대 30표에 이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 철·송인수기자〉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