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장 후보경선 「4파전」압축

  • 입력 1998년 7월 28일 19시 27분


한나라당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의장 후보를 경선한다.

이에 앞서 28일 마감한 후보등록에는 7선의 신상우(辛相佑)부총재와 오세응(吳世應)전국회부의장, 4선의 이세기(李世基) 현경대(玄敬大)의원 등 4명이 참여했다.

그동안 자천타천으로 후보물망에 올랐던 이중재(李重載)고문과 양정규(梁正圭)의원은 불출마의사를 밝혔다. 이고문은 “합의추대라면 모르지만 경선에까지 나서지는 않겠다”고 말했고 양의원은 “의장후보 경선까지 계파대결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선의 특징은 계파간 세대결 성격이 비교적 약하다는 것. 이는 어느 한편의 손을 들어주다 당권경쟁에서 손해를 볼지 모른다는 각 계파의 우려 때문.

후보자들 또한 27일 의원총회에서의 합의사항인 ‘당의 단합과 결속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식사모임이나 계파별 지지모임을 갖지 않는다’는 원칙을 준수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도 세몰이식 모임보다는 의원들을 개별접촉하는 양상으로 진행돼 왔다. 네 후보는 경선 전날인 28일 의원회관을 돌며 한표를 호소했고 밤에는 전화접촉에 주력했다.

현재의 판세는 신부총재가 다소 앞선 가운데 오전부의장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고 후발주자인 이, 현의원이 맹추격하고 있다는 게 당내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신부총재는 국회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합리주의자로 여당의원들과 교분이 두텁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범민주계 의원들과 부산 경남 등 영남권의원 그리고 중진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1차투표에서 80표선을 얻어 승부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오전부의장은 15대 전반기 국회에서 부의장을 지낸 경험이 있고 미국통으로 의원외교에 강하며 여권에 ‘우군(友軍)’이 많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일찍부터 수도권과 구민정계의원, 초재선의원들을 개별 접촉해 드러나지 않는 지지표가 많다는 평을 받고 있는 그 역시 1차투표에서 승부를 가르겠다는 각오다.

이의원은 고령인데다 재산형성과정에 의혹이 있는 여당의 의장후보에 맞서기 위해서는 ‘젊고 깨끗한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선수(選數)파괴’를 주장하고 있다.

막판에 출사표를 던진 현의원은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국회의 권능과 역할이 제 기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러나 이, 현의원은 4선에 불과하다는 대목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 철·김정훈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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