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일각 『「국회의장 자유투표 선출」 한번 해볼까?』

  • 입력 1998년 7월 10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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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등 여권 일각에서 15대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자유투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실현여부가 주목된다.

자유투표에 반대하고 있는 여권의 방침과는 달리 이같은 주장이 나오게 된데는 국회법에 따라 자유투표로 국회의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명분론과 원구성 지연에 따른 비난여론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정부수립 50주년 제헌절(17일)에 국회문을 닫고 있어야 하는데 대한 부담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부 인사들은 “제헌절을 전후해 국회공백상태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며 “여권으로서도 자유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는 10일 이같은 당일각의 자유투표를 일축했다.

한총무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자유투표는 이상주의적이고 비현실적인 발상”이라며 “누구나 국회의장후보에 출마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국정을 책임진 여당에서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존의 방침을 되풀이한 뒤 “현재로서는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총무를 만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끝까지 자유투표를 고집할 경우 ‘무국회상태’에 대한 부담을 언제까지 질 수 없다는 차원에서 여권지도부가 자유투표를 전격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기에는 여권의 국회의장후보로 내정된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의 당선을 위해 한나라당 의원들 중 10명이상의 동조와 함께 자민련 의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다.

현재 자민련 의원들 중 상당수는 박고문이 국회의장에 선출될 경우 한나라당이 최대현안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의 인준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여권으로서는 표계산을 통해 자유투표를 하더라도 박고문이 당선될 자신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한나라당에 정식으로 자유투표를 제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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