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인사청문회 도입 떨떠름…『내각제』 으름장

입력 1998-01-20 20:12수정 2009-09-25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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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가 20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인사청문회를 도입키로 결정하자 자민련이 이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나서는 등 ‘공동여당’의 파트너 사이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간부간담회에서 인사청문회 실시를 결정하고 그 구체적인 대상과 시기, 절차 등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박홍엽(朴洪燁)부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선거 공약사항이므로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자민련측은 “인사청문회는 법적 제도적 완비가 끝난 뒤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이날 낮 이정무(李廷武)총무가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를 만나 재고를 촉구했다. 이총무는 “비록 공약사항이긴 하지만 새 정부 출범부터 청문회를 여는 것은 제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칫 인신공격성 정치공세로 흘러 국가적 위기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경우 차기정부의 국무총리를 맡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부터 청문회에 서야 하기 때문. JP는 그동안 총리 인준문제에 대해서 “국가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원칙만을 밝혀 왔다. “차기대통령이 누구를 총리로 지명하든, 새 정부를 출범시키면서 누구와 함께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하는데 정당 차원에서 호(好) 불호(不好)를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의 왈가왈부에 일침을 놓았다. JP는 이날 이 문제를 보고받고 한차례 고개만 끄덕인 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인사청문회라는 또하나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심사가 편할 리 없다. 특히 일부 당직자들은 국민회의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양당 8인위원회에서 여러차례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사안. 특히 자민련 일각에서는 국민회의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인사청문회 불가피론’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JP가 한동안 뜸했던 내각제 얘기를 다시 끄집어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JP가 “우리 헌정제도를 내각제로 빨리 고쳐야 한다” “국민회의는 국민회의고, 자민련은 자민련이다”고 새삼스레 강조하고 나선 것은 국민회의측의 인사청문회 수용분위기를 의식한 ‘견제성’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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