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이 보는'98지구촌]아시아위기 심화 경제 먹구름

  • 입력 1997년 12월 31일 18시 40분


《세기말, 이념이 무너진 뒤 경제가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급속히 변화하면서 국가간 빈부격차도 심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환경 핵 인권 등 지구촌 이슈는 계속되고 있다. 또 영토 종교 종족문제 등으로 인한 분규도 줄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 한 해는 20세기를 마감하면서 21세기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경제전쟁의 양상은 어떠하며 지구촌의 주요 이슈는 무엇이 될까. 또 한반도를 둘러싼 4대강국은 어떻게 움직이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본보 특파원들을 통해 1998년을 전망해 본다.》 ◇ 대담참여 특파원 ▼워싱턴〓이재호·홍은택 ▼뉴욕〓이규민 ▼도쿄〓윤상삼·권순활 ▼베이징〓황의봉 ▼홍콩〓정동우 ▼런던〓이진녕 ▼파리〓김상영 ▼모스크바〓반병희 ▼본〓김상철 일본인들은 ‘예측’을 좋아한다. 매년 12월초만 되면 일본과 세계정세를 내다보는 ‘×××예측’이란 제목의 예측서들이 무더기로 서점 진열대에 오른다. 이같은 ‘예측서’ 열풍은 일본 국민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데다 매사를 미리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일본인들에게 예측서는 일종의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특히 작년말에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이같은 경향이 절정을 이루었다. 금융기관 연쇄도산과 주가폭락 및 내수경기 부진으로 일본 국민이 느끼는 ‘추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심했다. 일본인들은 이같은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려워하고 있다. 특히 일본인들은 일본 국내상황, 그중에서도 경제의 회복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작년 12월 이후 쏟아져나온 각종 예측서와 잡지 특집기사들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일치된 전망을 내놓았다. 예측서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도 올해는 ‘고난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논란을 빚었던 ‘아시아 경제의 성장신화’에 대한 대답도 분명하다. 최소한 앞으로 몇년간은 아시아의 신화가 막을 내리고 각국이 낮은 성장률과 고용불안을 겪는다는 것. 〈도쿄〓권순활특파원〉 ◇ 국제관계의 앞날 21세기와 새 밀레니엄(1천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올해의 세계는 어떻게 움직일지 총체적인 전망을 해보자. ▼워싱턴〓미국의 독주체제가 계속될 것이다. 미국이 마음먹으면 못하는 일이 없는 세계의 출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산권의 몰락과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통해 이미 예견돼 왔던 것이지만 미국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세계를 리드하는 현상이 강해질 것 같다. 미국이 제시하면 세계는 따라오고 있다. 자유무역 개방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첨단정보화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미국은 앞서간다. 이데올로기나 군사력 또는 경제력으로 다른 국가들을 강제했던 과거의 미국과 다르다. 미국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심스러운 경쟁자들’인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은 몇가지 쟁점들을 놓고 서로 연대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도쿄〓올해는 미국 러시아 중국의 파워게임이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현재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인 미국.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과 EU 일본을 끌어들여 ‘다극구조’를 형성하려는 러시아, 경제력을 길러 21세기 세계 패권국가를 지향하는 중국간에 치열한 전초전이 예상된다. 물론 미국은 군사적 경제적 유일강국의 위치를 지키려 할 것이다. 특히 중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전반적인 평화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각국이 경제적 실리를 좇아 협력과 상호관계를 강화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아시아의 경우 중국 북한 베트남 라오스 등 쿠바를 제외한 현존하는 사회주의국가가 이곳에 몰려 있으나 이데올로기의 대립같은 냉전적 구도는 갈수록 희박해지고 경제적 이슈가 국제관계를 지배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다극화 현상의 진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모스크바〓국제관계를 경제가 말하고 결정하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다극화 체제를 추구하는 러시아의 노력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제적 이익을 전제로한 실리외교와도 맞물릴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동반적 협력관계의 강화, 러시아의 동방 및 남방정책 적극화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독점적 지위확대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東進)에 대항하는 의미도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삼각 구도를 구축하려 할 것이다. ▼파리〓EU는 올해 향후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칠 두가지 사안을 결정한다. 첫번째는 99년1월 출범하는 단일화폐(유러화)체제의 참가국을 결정하고 두번째는 EU의 동구권 확대문제를 결정한다. 15개회원국중 유러화 불참을 밝힌 영국 스웨덴 덴마크를 제외한 12개국은 단일화폐체제 참여를 원하고 있으나 재정적자비율 등 충족조건을 어떻게 적용할지 관심사다. ▼파리〓국제정치에서 미국의 독주를 제어할 국가나 제도는 없다. EU가 정치통합까지 성공하기에는 아직 요원한 실정이고 경제문제로 고생하는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미국에 제동을 걸 형편이 못된다. 중국이나 프랑스가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일은 가끔 있겠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다. 유일하게 프랑스가 미국보다 영향력을 행세해온 아프리카마저 지난해 자크 시라크대통령이 ‘향후 아프리카에서 경찰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미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모스크바〓러시아는 미국의 독주를 당분간 인정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유는 경제안정과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 경제 어떻게 될까 지난해 세계경제는 아시아의 금융위기로 요동쳤다. 올해 전망은 어떤가. ▼도쿄〓올해 최대의 관심은 성장의 신화를 보여준 아시아 경제가 어떤 형태로 진행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시아에서 초래된 각종 경제적 어려움은 올해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둔화와 불황, 금융기관 연쇄도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을 주목해야 한다. 금융안정대책과 경기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경우 주가폭락과 금융 제조 건설업의 연쇄파산 가능성육@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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