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신당 ▼
○…일찌감치 이인제후보가 당선권에서 멀어졌기 때문인지 국민신당 관계자들은 당선자의 향배와 이후보의 득표율이 20%를 넘어서는지에 주로 관심을 보였다.
이만섭총재는 이날 밤11시경 마지막으로 상황실에 들러 실무자들을 격려한 뒤 서울 북아현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총재는 기자들과 대화도중 TV에 한나라당의 모습이 나오자 『저기보다 여기가 편하다. 우리는 맨주먹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호주머니에 한푼도 없이 20%선의 득표를 했으니 대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이회창후보를 비난하고 김대중후보를 추켜세우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한 당직자는 『김후보가 집권하면 한나라당이 분열돼 우리쪽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또 상황실에는 『용기를 잃지 말고 나라를 지켜달라』 『특정언론사가 이회창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등의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이후보는 밤9시40분경 당 사무처요원들에게 『미래를 향해 가자. 정치가 격류속으로 말려들어가지만 우리는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다』며 격려했다. 이후보가 자원봉사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는 동안 한 여성자원봉사자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후보는 밤10시30분경 당사로 찾아온 연예인 서인석 길용우씨와 작가 김순지씨 등 지지자들을 만난 뒤 안양 자택으로 귀가했다. 이때 한 당직자가 『국민의 희망, 이인제』라고 외치자 당직자들은 박수를 쳤고 이후보는 손을 들어 화답했다. 주요당직자들은 밤이 깊어지자 속속 당사를 떠났으며 남아있던 실무자들은 계속 TV를 지켜보며 이후보가 1위를 달리는 지역이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자위하는 모습이었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