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대선]깊게 팬 감정의 골,후유증 우려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막판까지 세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각축을 벌인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누가 승리하더라도 그 후유증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전문가들은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해 볼 때 이번 대선은 50만표 내외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반집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들이 앞다퉈 쏟아낸 여론조사결과와 실제 투표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낙선한 후보와 그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심리적 공황에 빠져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줄곧 1위를 차지해온 국민회의 김대중(김대중)후보가 낙선했을 경우 호남유권자를 중심으로 패닉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정치분석가들의 중론이다. 또 낙선 후보들이 일부 언론사의 편파보도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투표결과에 승복하려 하지 않을 경우에도 후유증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병역의혹 비자금폭로 등 심각한 수준에 이른 흑색 비방전과 그에 따른 고소고발전으로 인해 누가 당선 되느냐와 검찰의 수사 여부에 따라 그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세 후보간에 감정의 골이 깊이 패어 있어 대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할 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DJ비자금폭로 과정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금융실명제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능가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여러차례 지적하기도 했다. 또 김대중후보와 이인제후보는 집권하면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을 받게 된 데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IMF위기상황이 의외로 대선후유증을 쉽게 잠재우거나 빠른 시간내에 상처를 아물게 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각 후보들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낙선후보들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공표했거나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6.25이후 최대의 국난(國難)이라는 경제위기 속에서 낙선후보가 대선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여론의 강력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겉으로는 승복의사를 밝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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