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이수성 회동…『돕겠다』말은 없어도 호의 『물씬』

  • 입력 1997년 11월 27일 20시 04분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후보가 27일 신한국당 고문이었던 이수성(李壽成) 전국무총리와 오찬회동을 해 정가의 관심을 모았다. 김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이전총리와 1시간 10분동안 만난뒤 이전총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대신 전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해서는 끝까지 의리를 지키겠다. 옳지 않은 세력은 절대로 돕지 않겠다. 지금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 그러나 지역감정해소와 국민화합을 위한 노력은 하겠다』 단독회동을 갖기 직전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이전총리는 김후보가 『지금은 중대한 시기이니 국민화합과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하자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전총리는 또 『증오와 모함에 바탕을 둔 정치는 그것이 아무리 현실이라 해도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김후보를 돕겠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김후보에 대한 「호의(好意)」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후보는 이전총리가 신한국당을 탈당한 직후부터 그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국민회의총재직도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전총리는 『입당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전해왔고 이날 회동은 그런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사전조율을 한 결과라는 후문이다. 이날 회동은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후보는 이전총리와 우호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구 경북지역의 「반DJ정서」를 조금이나마 희석시킬 수 있고 이전총리는 지역감정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치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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