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DJP단일화」 협상이 다시 정상궤도로 들어섰다.
19일 협상소위 5차회의에서 양당은 앞으로 실무협상팀을 가동, 합의문 초안을 만드는 등 밀도높은 협상을 벌이자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 비록 협상시한을 당초 9월말에서 10월 중순으로 다소 늦추기는 했으나 향후 협상절차나 일정도 대략의 윤곽을 잡았다.
사실상 양당의 협상은 거의 그림이 그려졌다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15대 국회임기내 내각제개헌, 공동정권 운영방안 등 대강의 의견접근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양당은 지난달 26일 4차 협상소위 이후 한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의 「여권과의 제휴가능」발언, 박준규(朴浚圭)자민련최고고문의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 지지 발언 등으로 한때 양당간의 관계가 악화됐고 『이제 협상은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자민련측이 당내 이견들을 하나로 모아가고 주요당직자들이 나서서 김종필총재를 압박해들어가면서 다시 협상의 실마리를 찾게 된 것이다. 이날의 잠정합의를 협상의 급진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는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장애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아직 무시할 수 없는 자민련내 이견들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다. 김대중총재의 약속이행 여부에 대한 자민련측의 불신감도 여전하다. 이 밖에 자민련의 협상지연전술 등 기술적인 문제들도 남아 있다.
결국 단일화협상의 구체적 윤곽은 9월을 넘겨야 그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