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국민회의「이인제 셈법」]『「李」를 어찌할까…』

  • 입력 1997년 9월 19일 20시 11분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를 사이에 두고 신한국당과 국민회의간에 묘한 「교감(交感)」이 오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전지사는 양쪽 모두에 신경이 쓰이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전지사의 강력한 「무기」로 지목되는 TV토론이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에 양측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TV토론을 계기로 탈당선언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이전지사의 지지곡선이 상승세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1위인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후보로서는 이전지사의 추격이 부담스럽고 3위인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후보는 이전지사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까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물론 양측이 이전지사를 보는 시점(視點)과 전략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신한국당의 궁극적 목표는 「이인제 고사(枯死)」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이회창후보와 이전지사 두사람을 상호 지렛대로 삼아 제어한다는 「이이제이(以李制李)」전법을 쓸 수 있을 정도로는 이전지사가 살아있되, 김후보를 위협할 정도로 커서는 안된다는 것. 따라서 양측의 「이인제 대책」도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아무튼 신한국당은 「이인제 죽이기」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태세다. 이후보의 한 측근은 『이전지사는 김후보와 양자 대결을 위해 반드시 딛고 넘어가야 할 발판이다. 당장 그를 누르는 데 필요하다면 국민회의와도 물밑 협력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신한국당내에서 「원내 교섭단체 대표자 회담 개최」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전지사가 11월초까지만 계속 2위를 고수해주면 좋겠다는 게 국민회의쪽 「희망사항」이다. 이전지사의 「2위 유지」는 또 선거구도가 자칫 「DJ대 반(反)DJ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을 차단시키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국민회의쪽 셈법이다. 지역감정이 되살아나기 쉬운 「DJ대 반DJ구도」는 국민회의측이 가장 경계하는 선거양상. 뿐만 아니라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측이 「이인제 죽이기」에 주력하면 할수록 김대중후보는 멀찌감치 떨어져 자신의 「집권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하는 듯하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이전지사가 제어가 어려울 정도로 크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이전지사에 대한 공격카드의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전지사에 대해 국민회의측이 일절 공식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처럼 복잡한 셈법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김창혁·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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