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금 운영 『멋대로』…목적관계없이 출연금받아 死藏

  • 입력 1997년 9월 17일 20시 15분


정부출연금이나 민간부담금 등을 재원으로 한 33개 공공기금과 40개 기금 등 73개 정부기금 중 상당수가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사무처 법제예산실은 17일 정기국회 예산심의를 앞두고 발간한 「96년도 결산분석 보고서」에서 정부기금 중 상당수가 부당한 기금운용으로 기금이 잠식당하거나 목적사업과 무관하게 정부출연금을 받는 등 예산 남용의 폐해가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외경제협력기금의 경우 93년부터 96년9월말까지 개발도상국에 대한 차관제공액이 총운용액의 5∼14%에 불과해 현재의 조성규모로도 기금목적사업을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는데도 정부출연금 규모를 △95년 1천2백억원 △96년 1천3백억원 △97년 1천8백억원으로 늘려 막대한 재원을 금융기관에 사장시키고 있다는 것. 또 문화예술진흥기금은 95년에 금융기관 예치금(2천5백73억원)의 이자수입만 3백17억원에 이르고 모금액도 △94년 1백39억원 △95년 2백13억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도 관행으로 매년 정부재원 2백억∼3백억원을 출연토록 했다는 것.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주택을 구입 또는 임대하는 영세근로자에 대한 신용보증을 목적으로 설치됐으나 96년9월말까지 영세근로자에 대한 보증취급실적은 기금규모의 0.03%인 24억원에 불과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산업재해예방기금 축산발전기금 보훈기금 청소년육성기금 과학교육기금 등은 기금 지출 및 운용과정에서 기금관리기본법의 통제를 받지 않고 과도한 출연사업을 벌여 기금잠식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