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李대표，「李지사 독자출마」 미묘한 난기류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독자출마 결행을 계기로 청와대와 이회창(李會昌)대표진영간에 미묘한 난기류가 생기고 있다. 13일 이대표진영에서 『이지사의 탈당을 「말」로만 말려온 게 아니냐』고 비판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상식이하의 얘기』라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곳곳에서 감지됐다. 『청와대의 「안타깝다」는 반응은 너무 약하다』는 이대표쪽의 지적에 청와대측은 『대통령이 어떻게 모든 사안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수 있느냐. 이지사를 세차례나 만류한 것도 지나친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라고 반박했다. 이른바 「이인제 파일」과 관련, 이대표진영 일각에서 『적극 활용했더라면…』이란 아쉬움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측은 이날 『정치공방속에서나 나올 수 있는 얘기지 (청와대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대표쪽의 이같은 불만에는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사면건의」 파동이후 남은 감정의 앙금 외에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지원에 기댈 것이 없어진 만큼 차별화전략으로 나서야 한다」는 실리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청와대측이 아직도 이대표의 차별화 전략을 수용할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근까지도 『92년 대선 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청와대 일각에서는 5자대결구도에서의 「합종연횡」에 대비, 권력분산을 전제한 개헌논의는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추석이후 이대표 진영이 「본격 차별화」의 길로 나설 경우 청와대는 「대선공정관리」로 가닥을 잡아 제길을 가야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