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鄭亨根(정형근)의원과 국민회의 千容宅(천용택)의원은 최근 양당간에 치열하게 전개돼온 「색깔공방」의 「주공격수」역할을 맡아왔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신한국당 정의원은 공안검사와 안기부1차장을 거쳤고 국민회의 천의원은 육사출신으로 군단장을 거쳐 국가비상기획위원장을 역임했다. 두 사람 모두 전력을 보면 체제수호에 앞장 서 온 「안보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야로 위치가 갈리면서 두 사람은 상대방 보스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金大中(김대중)총재를 끊임없이 괴롭혀온 주역이었다.
정의원은 지난 92년 대선직전 「간첩 이선실사건」으로 김총재를 코너에 몰았고 정계에 입문한 이후에도 기회있을 때마다 김총재의 사상을 문제삼았다. 반면 천의원은 지난해 李養鎬(이양호)국방장관의 비리사건을 폭로, 김대통령에게 일격(一擊)을 가했다.
두 사람은 이번 색깔공방에서는 양당의 「창」과 「방패」의 역할을 떠맡았다. 정의원은 吳益濟(오익제)씨 월북사건이 터지자 「오씨 자금의 국민회의유입설」 「야당중진에 대한 공안당국수사설」 등을 흘리며 김총재를 공격하는데 선봉에 섰다. 정의원은 또 안기부 재직 시절부터 보관해온 「김대중 파일」을 활용, 신한국당측의 국민회의에 대한 색깔공격에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의원은 신한국당측의 공세를 반박하기 위해 미국과 국내 각지를 돌며 김총재에 대한 자료수집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같은 노력으로 그는 6.25 당시 목포경찰부 사령관이었던 宋寅明(송인명)씨를 미국 뉴욕에서 만나 김총재의 「해상방위대」 근무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확보, 당내에서도 「확실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의 「창」과 「방패」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