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총재 補選낙선 『충격』…정적만 흐르는 黨舍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李基澤(이기택)총재의 당선을 발판삼아 정국주도세력의 한 축으로 화려한 재기를 하려했던 민주당의 꿈이 이총재의 낙선으로 무너졌다. 이총재는 25일 포항에서 「눈물의 회갑상」을 받았고 서울 마포 민주당사에는 정적만이 흐르고 있다. 「이제 민주당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당직자들의 머리 속엔 여러 의문부호들이 오가고 있다. 민주당이 당장 치러야할 행사는 내달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당초 민주당은 이총재가 당선되면 그 여세를 몰아 전당대회에서 이총재를 대통령후보로 추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포항 보선에서 패배한 이총재가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제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은 이총재가 유지하되 대통령후보는 당내외 제3의 인물을 추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통령후보에는 李富榮(이부영)부총재가 뜻을 갖고 있다. 이부총재는 25일 『재야와 노동계까지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통해 국민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생각하자』고 여운을 남겼다. 민주당내 「비주류」인 국민통합추진위원회(통추)의 행보도 관심사다. 신한국당 경선전까지만 해도 李壽成(이수성)고문쪽에 기울어졌던 통추는 이후보의 경선탈락으로 다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추측이 이고문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인물은 趙淳(조순)서울시장. 諸廷坵(제정구)의원, 柳寅泰(유인태)元惠榮(원혜영)전의원은 조시장과 만나 출마를 설득하고 있다. 조시장도 마음은 있지만 야권의 「양김(兩金)」이 버티고 있어 「비빌 언덕」이 아직은 마뜩지 않다는 생각인 것 같다. 민주당내 주류와 비주류는 노선상으로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총재와 이부총재는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와의 연대를 배제한 「3김청산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통추측의 상당수는 양김씨를 포함, 범야권의 결속으로 여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정권교체론」을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민주당 전체가 독자후보를 내기보다는 각자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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