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北-예산선거 분석]대선 전초전 與野 1대 1

  • 입력 1997년 7월 25일 10시 35분


여야 3당의 대통령후보가 확정된 직후인 24일 실시된 충남 예산의 재선거와 경북 포항북구의 보궐선거 결과는 많은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들 두 지역구의 선거결과는 향후 정국의 흐름이나 대선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충남 예산은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인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선산이 있는 곳이자 그동안 충청권 맹주자리를 지켜온 자민련 金鍾泌(김종필·JP)총재가 지역연고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지역이다. 거기에 JP와의 후보단일화를 바라는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DJ)총재가 가세, 이 지역 재선거는 초반부터 이대표와 DJP의 대결구도 양상을 띠었다. 선거결과는 신한국당 吳長燮(오장섭)후보의 승리로 「이회창 바람」이 「JP 텃세」와 「DJP공조」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1년 5.16후 여당사상 처음으로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대표에 대한 이곳 유권자들의 「기대심리」가 적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물론 예산재선거 결과를 충청권 전체의 JP기반 붕괴조짐으로 확대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작년 4.11총선과는 상반된 결과라는 점에서 충청권의 「JP장벽」에 구멍이 뚫린 점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예산재선거를 계기로 충청권의 「이회창 바람」은 더욱 기세가 오를 전망이다. 반면 JP로서는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한결 고조되면서 자신의 대선행보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그에 따라 JP는 당장 DJ와의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대응논리를 상실, 수세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내각제를 고리로 한 JP의 보수대연합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JP의 영향력 감소는 곧 DJP단일후보의 경쟁력 감소를 의미하는것이어서DJ의대선셈법또한복잡해질것이다. 포항북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朴泰俊(박태준·TJ)전포항제철회장은 지난 92년 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 「반(反) 金泳三(김영삼·YS)」 진영의 선봉에 섰다가 현정권 출범 후 줄곧 「정치적 낭인(浪人)」 신세로 해외를 떠돌다 정권말기에 화려하게 정계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여야 3당의 대통령후보가 모두 비영남권 출신인 상황에서 현정권 출범후 가장 심한 박탈감을 느껴온 대구 경북(TK) 지역에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그의 향후 행보는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TJ 자신이 지난 4월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내 목표는 금배지가 아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러나 그의 대선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그의 뿌리깊은 「반 YS」 정서에 비춰 그가 대선정국에서 뭔가 역할을 하려 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편 이번 2개 지역의 재선거 또는 보궐선거 결과를 여야대결구도 측면에서 보면 1승1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야권으로서는 TJ의 당선이 아직은 「어음」에 불과하다. 만약 야권의 의도대로 TJ가 DJ나 JP 또는 DJP와 힘을 합친다면 TK지역에 대한 영향력이나 여권내 잠재적 동조세력 등을 고려할 때 그 파괴력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TJ가 어떤 정치적 행보와 선택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채청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