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후보 인터뷰분석]野 단일화 「대선항로」 최대변수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여야 3당 대통령후보들이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꺼낸 화두(話頭)는 극명하게 갈렸다.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의 화두는 「정권재창출」이었고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DJ)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JP)총재의 화두는 「정권교체」였다. 또 이들 3명의 후보는 정도와 접근법에 차이는 있지만 야권후보단일화에 모두 깊은 관심을 나타내 향후 대선정국의 항로는 야권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두 김총재의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한 언급을 살펴보면 야권후보단일화의 열쇠는 JP가 쥐고 있음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선 DJ는 서두르고 있는 반면 JP는 매우 느긋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JP가 『빨리 할 필요도 없고 빨리 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야권후보단일화시기를 늦춰 잡고 있는 데에는 경선후유증에 따른 여권의 균열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도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즉 JP는 여권의 일부 세력이 이탈, JP측에 가세한다면 야권후보단일화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대표가 신한국당의 후보로 선출됨으로써 야권후보단일화의 성사가능성은 한결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대표와 지역기반이 같은 JP의 민감한 반응이 이를 뒷받침한다. JP는 이후보에 대해 『그 사람 새정치 운운하더니 (경선과정의) 구태의연은 도대체 뭔가. 과거 어느 때보다 지능적이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DJ가 다급해하는 것은 야권후보단일화만이 대선승리의 유일한 카드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그는 「상당한 양보」도 각오하고 있는 듯하다. DJ가 자민련과의 협상전망에 대해 『빨리 결론이 날 것이다』 『잘 될 것이다』며 거듭 낙관적인 전망을 하면서 『우리쪽에서 고집부려서 안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한 것은 이를 시사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이후보 또한 『(두 김총재) 서로간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성사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 야권후보단일화를 전제로 대선에 임할 태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같은 관점에서 이후보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인 당내 문제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는 『이제 우리는 하나다』며 거듭 정권재창출을 위한 당의 결속과 화합을 강조했다. 이후보의 역할분담론 국민대통합론이나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대선을 앞두고 당내 여러 세력을 최대한 껴안기 위한 고려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 같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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