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사퇴/판세변화 점검]「朴씨와 연대」代心흔들까

  • 입력 1997년 7월 20일 09시 02분


신한국당 朴燦鍾(박찬종)고문의 대통령후보 경선포기로 경선판세에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박고문은 李會昌(이회창)후보의 금품살포설 파문으로 적잖은 상처를 입었지만 아직 그에 대한 대중적 지지도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수도권과 부산 경남지역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후보 진영조차 금품살포설을 제기하기 전까지는 박고문을 「연대1순위」로 꼽았었다. 따라서 만약 박고문이 특정후보 지지를 표명한다면 대의원들에게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선경쟁력이 약한 일부 후보들은 박고문의 지지를 받게 되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박고문이 경선출마를 포기하기까지의 전후사정을 고려할 때 이회창후보쪽에 가세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그러나 이후보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뒤 본선에서는 이후보를 도울 가능성이 있다. 박고문 자신이 이같은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후보로서는 박고문의 경선출마 포기로 금품살포설의 여진을 완전히 씻어버리는 효과를 거둔 셈이 됐다. 이후보 진영에서 박고문의 경선출마 포기 이후 「이회창대세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도 그같은 판단에서다. 현재 박고문 진영에서는 李漢東(이한동)후보 또는 李仁濟(이인제)후보 지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박고문은 경선출마 포기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을 깨끗하게 치른 사람, 경선이후 당을 화합으로 견인해낼 수 있는 사람, 지역갈등 구도 속에서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한동 이인제후보는 남은 6명의 경선후보중 이회창후보를 제외한 비영남 비호남권 주자들이다. 박고문이 이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자신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택을 위해 고심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고문은 인간적인 연이나 자신의 정치적 장래 측면에선 검찰선배인 이한동후보쪽으로,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는 이인제후보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고문이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면 교착상태에 있는 2위권후보들간의 연대를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전당대회 때까지는 하루밖에 남지 않아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아무튼 박고문의 경선출마 포기선언 이후 2위권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박고문의 특정후보 지지가 경선판세를 뒤바꿀 수 있을 정도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금품살포설 파문의 와중에서 실추된 그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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