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禮山」을 야권단일화 디딤돌삼자』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09분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최근 간부들에게 충남 예산 재선거에 출마한 자민련 趙鍾奭(조종석)후보를 총력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김총재는 특히 충남지역의 지구당위원장들이 읍면의 책임자를 맡아 현지에 상주하며 반드시 조후보를 당선시키라고 신신당부했다. 자신은 23일 정당연설회에 직접 참석, 조후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김총재가 이처럼 예산재선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조후보가 패배하면 야권 최대현안인 대선후보단일화에 지장을 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조후보가 지면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당장악력이 약화되고 이는 곧 효율적인 단일화협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민련내 비주류의 목소리가 커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조후보의 상대인 신한국당 吳長燮(오장섭)후보의 후원자가 오는 21일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李會昌(이회창)고문이라는 점도 김총재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고문이 대통령후보에 당선된 뒤 그 여세를 몰아 오후보를 당선시키면 대통령선거에서도 충청권의 야권지지세를 상당히 잠식할지도 모르기 때문. 이는 야권후보단일화와 지역연합을 통해 집권을 노리는 김총재의 계산법에 혼선을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국민회의 내에는 조후보의 패배가 자민련과의 단일화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지 않다. 입지가 불안해진 김종필총재가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김대중총재는 후보단일화 못지 않게 「단일화이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예산재선에서의 필승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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