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측은 17일 전당대회 대의원의 66.3%가 「대표직을 즉각 또는 후보등록과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나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 대의원 지지도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수위를 차지, 「표정관리」에 애썼던 16일의 축제분위기는 일거에 걷힌 듯했다. 『갑자기 온탕 냉탕을 오간 기분이다』는 한 측근의 말이 그같은 이회창캠프의 분위기를 잘 반영했다.
이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우리가 파악한 국민여론은 「사퇴하지 말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대의원들 사이에서 사퇴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온 데 곤혹스런 표정.
이대표도 이날 오전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퇴 문제는 나중에 가서 볼 문제』라며 사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날 정발협마저 대표 사퇴를 간접적으로 촉구하고 나서자 이대표진영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19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이대표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사퇴 양해」를 요청하고 △20일 「대표 취임 1백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이 귀국하는 30일 이후 단안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뒤 △다음달 3일 김대통령의 재가 형식을 빌려 사퇴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 주목을 끌고 있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