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민정계가 주축이 된 「나라를 위한 모임(나라회)」은 17일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60여명과 전직장차관, 전직의원 등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성식을 갖고 정식 출범했다.
나라회측이 밝힌 동참 지구당위원장은 원내 69명, 원외 23명으로 전체의 35% 수준이다. 그러나 첫 세(勢)과시인 이날 행사는 성황을 이룰 것이라는 주최측의 예고와는 달리 비교적 조촐한 느낌을 주었다. 특정 대선예비주자에 대한 입장표명도 의도적으로 자제하는 듯한 분위기였으며 행사장 단상에 특정인사를 위한 자리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고 내빈소개도 짤막하게 끝냈다.
나라회는 李雄熙(이웅희)의원이 낭독한 결성취지문에서 「소승적 이해와 계파 초월」 「일체의 분파적 행동 자제」 「특정후보나 특정계파 초월」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겉모습은 차분했지만 「정중동(靜中動)」의 긴장감은 대회장에서 어렵지 않게 감지됐다. 특히 나라회 출범을 앞두고 막후에서 신경전을 벌여온 李會昌(이회창)대표측과 민정계 경선주자인 李漢東(이한동)고문측간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대표는 대표직에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행사장에 화환을 보내고 河舜鳳(하순봉)비서실장을 대리 참석시켰고 이고문은 측근들을 대동하고 직접 참석했다.
이고문은 이날 선약을 이유로 일찍 자리를 뜨면서 즉석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의 소명과 의지를 가슴으로 함께 느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나라회는 『새로운 정치적 가치관을 정립하는 「신주체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고 선언, 특정후보 지지로 입장을 정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이같은 선언처럼 나라회가 특정주자 선택으로들어가면 李壽成(이수성)고문까지포함, 신한국당은 내부진통이 격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나라회는 지도부 인선 등 미묘한 사안들은 일단 「14인 운영위」에 위임키로 했다. 나라회의 한 관계자는 『고문단 구성, 집행위 구성 등 빠른 시일내에 조직체계를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모임의 성격상 운영위 위주의 집단지도체제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