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진술 반응]여야 3黨 3色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6분


여야는 10일 북한의 「3일내 부산점령 기도설」 「핵보유설」 등을 주장한 黃長燁(황장엽)씨의 대북관련 발언을 놓고 성명전을 벌였다. 3당의 입장은 3색이었다. 신한국당은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었고 국민회의는 『안기부의 음모가 아니냐』는 시각으로 접근했다. 자민련은 『대비는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중도론적 입장을 취했다. 우선 「북풍(北風)」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국민회의는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번에도 안기부가 황씨 발언을 「국내정치의 궁지 탈출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황씨 발언을 발표한 시점이 9백억원의 한보돈이 대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폭로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안기부를 황씨의 무책임한 발언을 유포하는 「심부름센터」라고 비난했다. 이날 간부회의가 앞으로 국회정보위 3당간사의 「결재」를 받아야만 안기부의 수사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더이상 안기부의 「황씨 장단」에 춤을 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보수정당임을 자처하는 자민련은 황씨의 발언을 믿는 분위기다.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은 성명에서 『한반도에 전쟁의 암운이 몰려오는 것 같아 국가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황씨 발언을 정치현안을 덮는데 악용하려는 의도를 경계하는 대목도 들어있었지만 『정부관계 부처의 빈틈없는 안보태세 확립이 시급하다』는 주문을 빼놓지 않았다. 신한국당 金忠根(김충근)부대변인은 『황씨의 진술은 우리 모두를 전율케 하고 있는데도 야권은 전 국민의 생사가 걸린 안보문제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부대변인은 이어 『야당의원들은 9일 정보위에서 현존하는 북의 위협을 축소, 희석시키려는 태도로 일관했으며 보고자를 윽박질러 황씨의 진술이 실제상황과 거리가 멀고 「당장 그런 전쟁징후가 없는 것」으로 끌고 가려 했다』면서 『안보에 관한 한 야당이 우리 국민과 과연 운명공동체인가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영훈·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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