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기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李會昌(이회창)고문을 신한국당 대표로 임명한 것을 놓고 청와대 내에서도 「뜻밖의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고문의 임명사실을 사전에 까맣게 몰랐던 대부분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고문에 대한 민주계의 거부감을 들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대담한 정면돌파카드」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당이 한보사태와 金賢哲(김현철)씨 문제 처리에 앞장서기 위해서는 「실세 대표」의 기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온 일부 비서관들은 『예상하지는 못했어도 정국의 흐름상 의외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무수석―사무총장 라인을 통한 「직할운영」 방식의 한계를 절감한 김대통령이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는 견해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김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민심을 존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대표를 비롯해 高建(고건)총리 姜慶植(강경식)부총리 등 크든 작든 「제목소리」를 내온 인사들을 당정의 요직에 앉힌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비판의 화살을 막는 절묘한 해법」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다만 이대표 체제가 순항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대표의 대선주자 가능성에 대해 『이대표가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대통령은 지난 6일 이대표와 청와대에서 만난 이후 이미 마음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이대표와 李漢東(이한동)고문을 놓고 고심했을 뿐 다른 사람들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