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의원 폭로/여권반응]『유언비어 수집한것』 평가절하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3분


[정연욱 기자] 국민회의의 林采正(임채정)의원이 2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인 賢哲(현철)씨에 대해 각종 권력형비리 의혹을 제기하자 여권은 계파별로 뚜렷하게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측과 신한국당 지도부는 『한마디로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집대성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민주계의 한 초선의원도 『임의원이 거론하는 이권개입사례는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정계 의원들과 일부 초선의원들은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내심 공감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발언내용의 사실여부를 떠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는 말대로 현철씨가 그동안 의혹의 소지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사실을 수긍하는 반응이었다. 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은 『야당의 정보력이 취약해 질문내용은 유언비어 수준에 가깝지만 이같은 의혹이 제기된 사회분위기에 집권세력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의원도 『나도 사석에서 현직장관으로부터 현철씨가 개각발표 하루전에 인선내용을 알려줬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현철씨측은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그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25일 대통령 담화에서 현철씨의 거취에 대한 가닥이 잡혀지지 않겠느냐』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현철씨의 한 측근은 『이제 피고소인인 야당측 인사도 검찰에서 현철씨와 관련해 제기한 의혹의 사실규명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기부측은 임의원의 발언록을 입수한 뒤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즉각 대책회의를 하는 등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안기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임의원이 지목한 또다른 차장은 「경영연구회」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한편 李炯九(이형구)전산업은행총재는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면서 『맹세코 검찰에서 92년 대선자금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전총재는 「그러면 검찰에서 무슨 조사를 받았으냐」는 질문에 대해 『내 처지에서 말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지 않느냐. 검찰에 알아보라』고 답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