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정개편 앞두고 술렁… 바람잘 날 없는 민주계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이원재기자] 한보사태로 위기에 몰리면서 결속움직임을 보였던 신한국당내 민주계가 당정개편을 앞두고 또다시 당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등 사면초가 상태다. 당대표와 사무총장을 민주계가 장악해야 한다는 이른바 「민주계 전진배치론」이 발단이 됐지만 청와대내 金光一(김광일)비서실장과 李源宗(이원종)정무수석간의 갈등, 金賢哲(김현철)씨 거취문제, 예비경선제도입 추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여권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우선 계파재결집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이번 당정개편에서 민주계를 당대표 등 요직에 전진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주계내에서조차 반론이 만만치 않다. 한 민주계인사는 24일 『지금은 정권재창출을 따질 때가 아니다. 한보사태로 도덕성 개혁성 등 민주계의 존립기반과 근거가 치명상을 입었는데 무슨 전진배치냐. 과연 당원과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개탄했다. 민주계의 한 중진인사도 『당정개편때 민주계를 대표에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민주계 전체의 통일된 의사가 아니라 일부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신한국당이 대선후보 결정방안의 하나로 제시한 예비경선제에 대해서도 崔炯佑(최형우)상임고문과 金德龍(김덕룡)의원측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반면 일부 민주계 중진들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동의하는 등 견해차가 심하다. 민주계내 갈등의 표면화와 함께 그동안 자중하던 민정계는 거의 노골적으로 민주계를 맹공하고 있다. 한 민정계 중진의원은 『도대체 민주계전진배치론이 무슨 말이냐.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이 누군데 정신이 있는 사람들이냐』며 극도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권도 24일 민주계를 겨냥해 포문을 열고 나섰다. 자민련 安澤秀(안택수)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계인사들은 국정을 이토록 난맥상으로 빠져들게 한 장본인인 만큼 이번 당정개편과정에서 자숙, 2선으로 물러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2선퇴진론을 지지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