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權의원 일문일답]『鄭의원 개인돈인줄 알았다』

  • 입력 1997년 2월 12일 07시 53분


국민회의의 權魯甲(권노갑)의원은 11일 저녁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신한국당의 鄭在哲(정재철)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권의원이 그동안 밝히지 않은 1억원 수수사실을 추가로 밝히자 국민회의측은 망연자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오전 의총에서 권의원의 검찰출두거부를 결의했던 「기세」도 꺾여 소환불응이 오히려 「악수(惡手)」가 됐다며 자탄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국민회의 관계자들은 특히 권의원의 자금수수사실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당은 물론 金大中(김대중)총재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게 아니냐며 크게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한 의원은 『이제 권의원은 의원 배지를 떼야 하는 게 아니냐』며 『정말 김총재가 읍참마속(泣斬馬謖)하지 않으면 궁지를 탈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의원과의 일문일답. ―정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경위는…. 『지난해 12월초 정의원이 보낸 사람으로부터 집에서 현찰로 1억원을 받았다. 작년 추석이 지난 뒤 내가 당의 안동지구당위원장과 경북도지부위원장을 맡게 되었을 때 정의원과 만나니 「얼마나 어려우냐」고 묻더라. 그래서 「죽을 지경」이라고 하니 1억원을 보내 왔다』 ―돈을 받을 당시 한보와 관련된 질의 무마용이라는 말은 전혀 없었나.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그렇다면 내가 받았겠는가. 나는 대가성 있는 돈은 안받는다』 ―정의원과는 어떤 사이인가. 『내가 동국대 경제학과 1학년 때 정의원이 정치학과 2학년으로 1년 선배였다. 대학 때부터 존경하는 선배로 40년 지기다. 내가 야당을 하면서 고생할 때도 재무부기획관리실장 한일은행장 등을 지내면서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김총재에게 정의원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을 얘기했는가.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얘기하지 않았다. 총재께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정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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