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첫날 표정]몸싸움…설전…『살얼음 정국』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朴濟均·李院宰·鄭用寬기자」 신한국당이 23일 단독으로 소집한 제182회 임시국회는 야권이 개회자체를 실력으로 봉쇄, 개회식조차 열리지 못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이날 소속의원들과 보좌진 등으로 4개 저지조를 편성, 국회의장실과 본회의장 주변에 배치해 金守漢(김수한)의장의 본회의장 출입을 저지했다. ▼의장실·본회의장 ○…의장실에는 이날 오후1시35분경 국민회의 權魯甲(권노갑) 韓和甲(한화갑) 鄭均桓(정균환) 吉昇欽(길승흠) 韓英愛(한영애)의원 등 20여명과 자민련 李元範(이원범) 李相晩(이상만)의원 등 10여명의 「의장 저지조」가 몰려들어 김의장의 출입을 저지. 야당의원들은 『과거 여당의 날치기 처리를 몸으로 막아섰던 김의장이 오늘에 와서는 단독 처리를 주도하려는 것을 개탄한다』고 김의장을 비난. 이에 김의장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국회였지만 문민정부에 들어서서도 물리적 방법을 쓰는 야당의 구태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박. 국회의장실은 지난 18일 정기국회 폐회일 야당보좌관과 기자들이 1백명 가까이 몰려들어 「행동」에 제약이 많았던 점을 감안, 이날 국회의장실과 부속실에 국회 경위 20여명을 배치하고 의원 외에는 출입을 철저히 통제. 이 과정에서 진입을 시도하는 야당의원 보좌관들과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21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자택에 귀가하지 않은 吳世應(오세응)국회부의장은 이날 오후까지도 출근하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 오부의장은 이날 오전 부의장실로 전화를 걸어 『별일 없느냐. 나는 잘 있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비서관이 소개. 이날 부의장실에는 국민회의 趙淳昇(조순승) 鄭東泳(정동영) 尹鐵相(윤철상), 자민련 邊雄田(변웅전) 李健介(이건개)의원 등 「부의장 저지조」 10여명이 대기. ○…이날 오후 2시경 신한국당소속 의원들이 의총을 끝낸뒤 곧장 본회의장에 입장.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얘기를 주고 받거나 일부는 본회의장바깥으로 나가 볼 일을 보는 등 맥빠진 분위기. 국민회의 趙洪奎(조홍규) 金元吉(김원길) 李允洙(이윤수), 자민련 鄭宇澤(정우택)의원 등 몇몇 야당의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본회의장에 입장해 상황을 점검. ▼야권합동의총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오전 金大中(김대중) 金鍾泌(김종필)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합동의총을 열고 「야당파괴」 및 「지자제파괴」공작 중단을 촉구하고 임시국회 실력저지를 결의. 이날 의총에서 金鍾泌(김종필)총재는 『이런 상황에서는 의원직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싸워야 한다. 국회의원을 하면 뭐하느냐』며 정부여당을 강도높게 비난. 金大中(김대중)총재도 『정권의 추악한 공작정치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길 없다』면서 『천지신명께 맹세컨대 김종필총재를 한없이 신임하고 자민련 의원들을 형제 혈육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며 자민련 의원들을 위로. 이어 국민회의 韓和甲(한화갑) 金景梓(김경재) 金珍培(김진배) 薛勳(설훈) 金玉斗(김옥두), 자민련 具天書(구천서) 池大燮(지대섭)의원 등이 나서 정부여당을 성토하고 「공조」를 넘어선 「공존」을 강조. 한편 합동의총이 열린 국회예결위 회의장의 단상 정면과 회의장 뒤편에는 「야당말살 공작정치 김영삼정권 타도하자」 「국민잡는 안기부법 개악반대」 「변절자 유종수 황학수 사퇴하라」는 등 자민련측이 만든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격앙된 분위기. ▼신한국당 ○…신한국당은 임시국회 첫날인 23일 오전 고위당직자회의와 확대당직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원내대책을 숙의. 신한국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을 일괄처리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 李洪九(이홍구)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야당의 태도를 『시대착오적이며 민주주의 제도화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맹비난. 신한국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의총을 열고 결의문을 채택, 『야당은 물리력에 의한 의정방해를 즉각 중단하고 안기부법개정과 노동법 민생법안 심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의총에는 겸직장관들인 韓昇洙(한승수)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 辛相佑(신상우)해양수산부장관 신임 辛卿植(신경식)정무 姜賢旭(강현욱)환경부장관 등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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