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고문 女高서 일일교사 특강

  • 입력 1996년 11월 24일 01시 42분


「朴濟均기자」 『자존심은 가져야 하지만 「미나공」(미안해 나 공주야)이 돼서는 곤란합니다』 23일 오전 서울 상일동 상일여고 강당. 「일일 명예교사」로 나온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상임고문은 평소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신세대 용어까지 동원하면서 얘기를 이어나갔다. 이날 강의는 학교측이 수능시험을 마친 여고3년생들에게 특강을 해달라고 요청해온 것을 이고문이 수락해 이루어졌다. 이 학교 학생 2천3백여명을 상대로 이고문은 자신이 청주중 1학년때 수학시험을 망쳐 가출했다가 조치원역에서 아버지에게 붙잡혀 갔던 얘기, 사춘기 때 키가 작아 열등감에 빠졌던 일, 시집간 딸의 집에 갔다가 안쓰러워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물을 흘렸던 사연 등 「과거」를 진솔하게 회상했다. 한 여고생이 『고등학교 때 사귀던 여학생이 있었느냐』고 묻자 이고문은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여학생이 있었지만 짝사랑으로 끝났다』고 대답, 장내엔 폭소가 터졌다. 학생들이 여러차례 노래를 요청했으나 이고문은 『준비된 노래가 없다』며 끝내 사양. 파란색 상의와 하늘색 줄무늬 와이셔츠 등 콤비차림의 이고문은 『살아온 인생에 후회는 없다』며 『사람은 누구나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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