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담은 작품으로 학생 마음 어루만지고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1일 03시 00분


‘스테인드글라스 거장’ 김인중 신부, KAIST 초빙석학교수 임용
‘빛의 화가’… 세계 50여개 성당 장식, 2024년 7월까지 강의-창작 병행
내년 완공 학술문화관 천창에 작업… “학생들 풍요로운 경험 하길 기도”

KAIST 작업실에서 작업 중인 김인중 신부. KAIST 제공
KAIST 작업실에서 작업 중인 김인중 신부. KAIST 제공
“감성과 진심을 담은 작품과 예술철학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어요. 그들이 좀더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바람이자 기도입니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세계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예술의 거장 김인중 신부(82)가 KAIST에 둥지를 틀었다.

KAIST는 “김 신부는 1일부터 산업디자인학과 초빙 석학교수로 임명됐다”며 “국제적인 명성과 독창성을 지닌 김 신부의 삶과 정신, 예술 역량을 구성원들과 나누기 위해 영입했다”고 30일 밝혔다.

프랑스 도미니크수도회 소속인 김 신부는 임기인 2024년 7월까지 KAIST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 작업도 병행한다. 작업실은 중앙도서관인 학술문화관에 마련됐으며, 현재 내년 3월 완공 목표인 학술문화관 3층 천창(天窓)에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해온 김 신부는 2019년 중부도시인 앙베르에 ‘김인중 미술관’이 세워질 정도로 유럽에서 영향력이 크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5년 한국미술대상을 받은 전도유망한 화가였던 김 신부는 1974년 도미니크수도회에 입회하며 종교와 예술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프랑스 샤르트르대성당과 생쥘리앵성당, 경기 용인시 신봉동성당 등 세계 50여 개 성당을 장식한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천사가 그림을 그리면 이와 같을 것”(미술평론가 웬디 베킷·1930∼2018)이란 극찬을 받아왔다. 스위스 언론이 뽑은 역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 10인에 앙리 마티스(1869∼1954), 마르크 샤갈(1887∼1985)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신부는 자신의 작품을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 세계화(畵)로, 하늘을 보기 위해 무한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라고 설명한다. 2010년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도 받았다.

KAIST는 10월 4일 열리는 세미나 ‘서치 더 퓨처(Search the Future)’에서 김 신부의 특강을 준비할 계획이다. 김 신부가 추구해온 예술이 디자인과 어떤 연계성을 지니는지 살펴본다. KAIST 관계자는 “산업디자인학과 중점 교육 부문인 조명색채와 공간에 대해 지도할 예정”이라며 “대학 전반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신부 역시 “뛰어난 과학도들이 자리한 KAIST에 오게 돼 무척 기쁘다”고 화답했다.

#스테인드글라스 거장#김인중 신부#kaist 초빙석학교수 임용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