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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아이나 어른이나 가림없이 대해주신 분”

입력 2022-06-10 03:00업데이트 2022-06-10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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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MC 송해 빈소 이틀째 추모 발길
9일 서울 종로구 송해길의 ‘나팔꽃인생 노래비’ 주위에 조화가 늘어서 고 송해 씨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을 그리워하는 시민들도 잠시 멈춰 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민 MC’가 하늘로 가는 길에는 이틀째 눈시울 젖은 얼굴과 무거운 발길이 이어졌다.

8일 향년 95세로 별세한 송해(본명 송복희)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에 이어 9일에도 방송인, 희극인, 가수 등 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다. 방송인 후배인 임성훈 이상용 전현무, 배우 최불암 이순재 전원주, 가수 이미자 태진아 박상철, 국회의원 최재형(전 감사원장) 등이 고인을 추억했다.

이날 이미자 씨는 “1960년대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지방의 어려운 곳에서 공연하면서 고생스러웠던 시간을 같이 보냈다”며 “얼마 전 같이 식사 한번 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 씨는 “(고인은) 아이나 어른이나 지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나 모두를 가림 없이 대해 주셨다”며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지금 천국에서 저희를 지켜보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노래의 지킴이, 길의 순례자, 밥상머리의 할아버지로 기억된다. 태진아 씨는 “고인이 좋아하시던 매콤한 아귀찜에 소주를 곁들여 함께했던 기억이 각별하다”면서 “제 신곡이 나오면 ‘CD 좀 하나 가져와 봐라. 연습해서 내가 언제 한번 부를게’ 하셨는데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이 따뜻하셨다”고 돌아봤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다음 주 수요일(15일)이 송해길 선포 5주년 기념일이어서 그때 뵙고 좋은 말씀을 나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순재 씨는 “‘전국노래자랑’은 우리 대중문화의 핵이며, 거기에 평생을 봉사하고 헌신하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 시간) 송 씨 별세 기사에서 “그의 생애는 지난 한 세기 한반도의 역사를 반영한다. 독재 정권에서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과정을 겪으며 세계 경제 강국이 된 나라의 겸손함과 그 시작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다. 장례위원은 유재석 강호동 최양락 이수근 등으로 구성됐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 반 열린다.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 조사는 엄영수, 추도사는 코미디언 이용식이 맡는다. 이후 고인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가 송해길로 향해 생전 그의 사무실, 단골 국밥집과 이발소, 사우나를 돌고 여의도로 가 KBS 본관을 들른다. 이때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연주로 배웅할 예정이다. 유해는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 영면한 부인 석옥이 씨(2018년 별세) 옆에 안장된다.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석 씨의 고향인 달성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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