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 ‘칸의 남자들’ 금빛 귀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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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통해 입국… 200여명 환영
송강호 “팬들 성원에 수상 가능, 朴감독과 같이 작업할 날 올 것”
박찬욱 “연기상 원했지만 엉뚱한 상… 송강호는 함께 일하고 싶은 첫 배우”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왼쪽 사진)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트로피와 상장을 들어 보였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왼쪽 사진)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트로피와 상장을 들어 보였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 영화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한국 남자 배우로는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가 30일 귀국했다. 이날 오후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끊임없이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고 성원을 보내주는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칸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도 이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헤어질 결심’이 대중과 거리가 먼 예술영화란 선입견은 버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의 주연배우 박해일도 함께 입국했다. ‘브로커’ 팀이 먼저 귀국했고 이후 ‘헤어질 결심’ 팀이 입국했다.

이날 공항에는 칸영화제에서 두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쓴 송강호와 박 감독을 보기 위해 200여 명이 몰렸다. 송강호와 박 감독이 칸 트로피와 상장을 각각 들어올리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송강호는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나라가 달라도 영화를 통해 같은 문화와 생각,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었다”며 “국적을 떠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사람, 감정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즐겨 달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자신이 대중영화를 만드는 감독임을 강조했다. 그는 ‘박쥐’ ‘아가씨’에 이어 세 번째로 칸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에 대해 “예술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국한될까 봐 걱정된다”며 “내가 만드는 영화는 대중을 위한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 영화가 재밌어서 칸영화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의 출연 배우들이 수상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사실 제가 원했던 건 남녀 연기상이었다. 엉뚱한 상을 받게 됐다”며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저 감독과 일하면 좋은 상 받는구나’라는 인식이 생겨서 다음 작품 캐스팅할 때 도움이 된다. 그것을 바랐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박 감독에 대해 “오랜 영화적 동지이자 존경하는 분”이라며 “언젠가 같이 작업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 감독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뒤이어 귀국한 박 감독은 그의 소감에 화답했다.

“송강호 씨는 이미 외국인 감독님과 작업을 했고, 큰 상까지 받았습니다. 이제 국제 스타가 돼 버려서 저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로서는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은 첫 번째 배우입니다.”



인천=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칸의 남자들#송강호#박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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