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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우크라 위해 싸웠다… 준우승 상금 조국에 기부”

입력 2022-03-08 03:00업데이트 2022-03-0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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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테니스 리옹오픈 야스트렘스카
러 침공에 하늘길 막히자 보트 출국… 사흘 걸쳐 동생과 함께 대회 출전
대회 내내 국기 걸치고 관중에 화답, “우크라 사람들 강인… 나도 마찬가지”
사진 출처 다야나 야스트렘스카 트위터
다야나 야스트렘스카(22·우크라이나·사진)는 대회 내내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였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의자에 펼쳐 놓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걸치고 관중의 박수에 화답했다. 몸과 마음은 지쳤지만 우크라이나와 함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세계 랭킹 140위 야스트렘스카는 7일 프랑스 리옹에서 끝난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리옹 오픈 단식 결승전에서 64위 장솨이(33·중국)에게 1-2(6-3, 3-6, 4-6)로 역전패하며 준우승했다. 2020년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준우승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WTA투어 단식 결승에 진출했지만 개인 통산 네 번째 우승은 다음으로 미뤘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야스트렘스카는 준우승 상금 1만4545유로(약 1950만 원)를 조국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야스트렘스카는 이번 대회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 출신인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해 프랑스로 출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하늘길이 막혔다. 자동차를 이용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결국 보트를 타고 프랑스로 향했다.

오데사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이즈마일까지 아버지가 4시간 넘게 운전했다. 그는 16세 여동생 이반나와 함께 루마니아로 가는 보트에 몸을 실었다. 무사히 루마니아에 도착한 그들은 다시 프랑스로 향했다. 집을 떠난 지 사흘 만에 개막일에 맞춰 리옹에 도착했다.

야스트렘스카는 동생과 함께 와일드카드 자격을 얻어 이번 대회 복식에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야스트렘스카는 일찍 짐을 쌀 생각은 없었다. 조국이 전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힘을 냈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대회 내내 수시로 전쟁 관련 뉴스를 챙겨 보느라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였지만 그는 “여러분도 알겠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강인하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결승전 경기 뒤 그는 “만일 우크라이나 사람이 지금 이 중계를 보고 있다면 ‘당신들은 정말 강하고 놀라운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사랑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꼭 우승하고 싶었다. 대회 내내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조국을 위해 싸웠다. 나를 응원해준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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