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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단독]새벽 2시, 델타와 다른 오미크론 찾아냈다

입력 2021-12-08 03:00업데이트 2021-12-08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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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보건硏 질병연구부 연구사들
국내 확진자 검체서 새 변이 첫 발견
질병청에 알려 이틀뒤 최종 확인
24시간 전수검사 시스템으로 가능
6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공용우 질병연구부장(앞줄 오른쪽)과 김남이 연구사(앞줄 가운데) 등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기존 변이의 패턴을 벗어났습니다. 어떻게 판단할지 토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2시,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공용우 질병연구부장(57)의 휴대전화로 오성숙 연구사(42·여)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야근을 마치고 막 잠자리에 든 공 부장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불과 이틀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 변이로 지정한 ‘오미크론 변이’ 때문이다. 공 부장은 즉시 질병관리청에 알렸다. 국내 첫 오미크론 의심 검체를 찾아낸 순간이다.

공 부장과 오 연구사는 ‘검체 판별’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이들이 속한 질병연구부의 임무는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감염병 검체를 검사해 확진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다. 기자가 연구원을 찾은 6일 오전에도 연구사들이 분주히 검체 검사에 몰두하고 있었다. 최근 인천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확인되면서 검사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달 27일 하루 2700여 건이던 분석량은 4일 3700여 건으로 늘었다. 한 주 만에 1000건가량 급증했다. 김남이 연구사(41·여)는 주황색 의료폐기물 봉투 11개를 가리키며 “11개 전부 전날 검사한 분량”이라며 “음성 검체는 모두 멸균 처리해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사들은 검체 오염을 막기 위해 폴리글러브(일회용 위생장갑)를 두 겹씩 착용하고 팔 토시까지 끼고 일한다. 온종일 피펫(액체를 빨아올리는 기구)을 들고 있다 보니 이들의 가운뎃손가락에는 늘 푸른 멍이 들어있다.

오미크론 변이 포착은 연구원의 ‘24시간 전수검사’ 시스템으로 가능했다. 건물 곳곳에 붙어 있는 ‘세상에 급하지 않은 검체는 없다’는 문구대로 연구원은 24시간 근무 조를 편성해 접수되는 모든 검체를 즉시 검사한다. 또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인 검체는 전부 변이 PCR 검사까지 진행한다. 기존의 주요 4종(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와 조금이라도 다른 검체를 찾으면 즉시 질병청에 알린다.

첫 오미크론 변이가 나온 검체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경 연구원에 도착했다. 11월 24일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40대 부부를 자택으로 데려다 준 30대 남성의 검체다. 근무 중이던 연구사들이 바로 PCR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오자 변이 PCR까지 진행했다. 그리고 질병청은 1일 오후 9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확인해 발표했다. 질병청은 통상 5일이 걸리는 유전체 분석 대신 이틀이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 유전체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사들의 빠른 판단으로 최종 확인까지 사흘가량 기간을 단축한 셈이다. 공 부장은 “사소한 오류까지 잡아내겠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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