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동화적 공간서 비극 연출… 충격 극대화”

이호재 기자 입력 2021-10-02 03:00수정 2021-10-02 07:3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채경선 미술감독 인터뷰
“세트 만드는데만 1년 4개월… 알록달록 동화적 색채로 반전
영희 로봇 앞머리 제 딸 본따”
‘오징어게임’에서 로봇인형과 참가자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는 장면. 넷플릭스 제공
“알록달록하고 동화적인 공간에서 처절하고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면 더 충격적이지 않나요.”

세계를 강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채경선 미술감독(사진)은 1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극 중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가한 456명의 끔찍한 상황과 대비되는 형형색색의 세트장은 화제가 됐다. 그는 “오징어게임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세트장을 만드느라 1년 4개월간 고생한 걸 모두 보상받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영화 ‘도가니’(2011년)에서 처음 만난 뒤 ‘수상한 그녀’(2014년), ‘남한산성’(2017년)에서 합을 맞춰와 작업이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목숨이 걸린 게임을 다루는 장르인 데스게임을 연출할 땐 보통 무채색을 많이 쓴다. 고통에 가득 찬 등장인물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은 유채색 배경과 소품을 사용해 반전의 묘미를 노렸다. 게임이 벌어지는 공간은 청명한 하늘색이고, 참가자들을 죽이는 병정들은 분홍색 옷을 입었다. 그는 “데스게임을 주도하는 병정이 귀여운 분홍색 옷을 입으면 기괴함이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동화에서 쓰일 법한 색을 많이 사용했다”고 했다.

첫 번째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영희 로봇도 노란색 주황색으로 된 밝은 옷을 입고 있다. 그는 “1970, 80년대 교과서 표지에 나왔던 ‘철수와 영희’ 캐릭터의 영희를 본떠 만들었다”며 “영희 로봇의 앞머리는 제 딸의 앞머리와 똑같다”고 했다.

주요기사
그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입고,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서 판매될 정도로 화제가 된 참가자들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에 대해선 “1970, 80년대에 입던 트레이닝복을 참고했다. 그 시대 트레이닝복은 초록색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다가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구슬치기를 하는 장면에서 울었다. 구슬치기가 벌어지는 옛 골목 세트장은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표절 논란에 대해선 “미술작품, 그림책,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다른 데스게임 작품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오징어게임#미술감독#인터뷰#동화적 공간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