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지나면 낮 온다… 해로움 극복해 인류 더 좋아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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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최대 축일 대각개교절 맞아
최고지도자 김주원 종법사 간담회

“밤이 지나면 낮이 오고, 낮이 지나면 밤이 온다. 해로움에서 은혜가 나오고 반대로 은혜에서 해로움이 올 수 있다.”

20일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열린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28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전산(田山) 김주원 종법사(宗法師·73·사진)는 “지난해 (코로나19라는) 해로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은생어해 해생어은(恩生於害 害生於恩)’이라는 말씀처럼 해로움을 극복함으로써 인류 사회가 더 좋아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종법사는 원불교 최고지도자이며, 대각개교절은 교조(敎祖)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깨달음을 얻은 날을 기념하는 교단 최대 축일이다.

전산 종법사는 “낮과 밤, 고락(苦樂), 생사(生死)가 짝을 이루듯 삶도 그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힘겨운 여건 속에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가, 부모 형제 얼굴을 쉽게 볼 수 있는 게 얼마나 고마웠던 일인가를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각개교절의 의미에 대해 “교조의 탄생일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은 날을 기리는 것은 마음공부를 통해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대각개교절 봉축행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주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대면행사가 축소된 가운데 28일 오전 10시 중앙총부에서 기념식이 열리며 사회봉사와 나눔행사가 이어진다.

2018년 제6대 종법사로 취임한 그는 2019년 여성 교무(성직자)의 결혼 허용과 올해 초 황도국 미국 종법사 임명 등 큰 변화를 이끌었다. 최고 책임자인 종법사를 미국에도 둔 것은 종교계 분위기를 감안할 때 파격적인 일이다. 그는 “익산의 중앙 종법사와 각 국가를 담당하는 지역 종법사들이 조화롭게 교단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갈등 극복을 위한 지혜는 무엇일까. “원수도 은인도 마음이 만든다. 그 마음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기독교 최고의 가르침인데, 사실상 같은 의미다. 이런 다짐을 담은 마음공부가 세상의 평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익산=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밤#해로움#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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