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vs 프레이저, 동상으로 살아난 ‘세기의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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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격돌 50주년 기념
美 필라델피아서 제막식 열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8일(현지 시간) 열린 전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오른쪽)의 동상 제막식에서 프레이저의 딸(가운데)이 아버지 동상에 입 맞추고 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8일(현지 시간) 열린 전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오른쪽)의 동상 제막식에서 프레이저의 딸(가운데)이 아버지 동상에 입 맞추고 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복싱 사상 가장 유명한 대결 중 하나로 꼽히는 무하마드 알리(1942∼2016)와 조 프레이저(1944∼2011)의 대결 장면이 동상으로 만들어졌다.

8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프레이저의 가족과 친구,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9피트(약 2.7m) 크기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동상은 스포츠 기념품 수집가이자 심장병 전문의인 니컬러스 드페이스 박사의 의뢰로 제작됐다.

알리와 프레이저는 50년 전인 1971년 3월 8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첫 대결을 펼쳤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알리와 저돌적인 공격이 마치 연기를 뿜는 총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스모킹 조’로 불렸던 프레이저의 대결은 당대 최고의 격돌이었다. 26개국에서 약 3억 명이 이 경기를 시청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기에서 프레이저는 15라운드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왼손 훅을 터뜨려 알리를 다운시켰고 결국 판정승을 거뒀다. ‘영원한 전설’ 알리가 맛본 최초의 패배였다.

프레이저의 아들인 조 프레이저 주니어는 “이 동상을 보고 많은 사람이 아버지와 알리를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상은 프레이저가 알리와의 첫 경기에서 승리한 날에 맞춰 펜실베이니아 스포츠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 세워졌다. 필라델피아는 프레이저가 어린 시절을 보내며 복싱을 익힌 곳이다. 프레이저는 2011년 11월 8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알리와 프레이저의 대결은 두 차례 더 이어졌다. 1974년 1월 28일 첫 대결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는 알리가 판정승을 거뒀다. 1975년 10월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3번째 경기에서는 15라운드 도중 프레이저의 한쪽 눈이 안 보일 정도로 부어오르자 트레이너가 수건을 던져 경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알리 역시 지쳐 쓰러졌고 경기 후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알리#프레이저#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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