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나라’ 영국에 상륙한 美프로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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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보스턴 ‘런던 시리즈’ 1차전…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 유럽서 열려
축구장→야구장 23일 걸려 개조
282분 혈투… 17 대 13 양키스 勝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단이 30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 경기 ‘런던 시리즈’ 2연전을 앞두고 개회식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 명 가까운 팬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런던=AP 뉴시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단이 30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 경기 ‘런던 시리즈’ 2연전을 앞두고 개회식 행사를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6만 명 가까운 팬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런던=AP 뉴시스
30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는 5만9659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안방경기 때문은 아니다. 유럽 대륙에서 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가 개최되면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그것도 소문난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무대를 옮겨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축구 종가의 수도에서 열린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입장권은 판매 개시 30분 만에 매진됐다. 영국의 해리 왕손과 부인 메건 마클 왕손빈도 경기를 흥미롭게 관전했다.

축구장을 야구장으로 개조하는 데는 23일이 걸렸다. 30일과 1일 야구 2연전을 위해 투수 마운드, 더그아웃, 파울 폴 등이 새로 설치됐다. 축구장 천연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전면을 인조잔디로 덮고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깔았다. 야구장 전용 흙 345t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면적 1만3000m²가 넘는 인조잔디는 프랑스에서 공수했다. 홈에서 외야 정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117m로 메이저리그 평균(123.2m)보다 짧아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만들어졌다.

경기장에서도 화끈한 난타전이 펼쳐져 야구보다는 크리켓이 친숙한 영국 관중을 즐겁게 했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37안타, 6홈런, 30점을 주고받는 화력전을 펼쳤다. 역사적인 유럽 대륙 첫 승리는 4시간 42분의 혈투 끝에 17-13으로 이긴 양키스에 돌아갔다. 9이닝 기준 역대 최장 경기 시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양 팀 합쳐 16명의 투수가 등판해 422개의 공을 던졌다. 인조잔디여서 타구 속도가 빨라진 것도 대량 득점을 이끌었다.

1회에만 58분 동안 6-6으로 맞선 양키스는 3회 브렛 가드너의 2점 홈런, 4회 디제이 러메이휴의 3타점 적시타 등을 앞세워 5회 17-6으로 크게 앞선 끝에 승리를 결정지었다. 러메이휴는 “마치 시범경기 같았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번 시리즈를 시작으로 유럽에 야구를 본격적으로 전파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미국 캐나다 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곳은 멕시코(1999년), 일본(2000·2004·2008·2012·2019년), 호주(2014년), 푸에르토리코(2018년) 등 4개국이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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