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0명 시골 ‘가족 신문사’ 퓰리처상 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편집국장의 아내-아들은 기자… 형은 발행인
사설부문에 美 스톰레이크타임스
트럼프 기형적 기부-음담패설 폭로… WP 기자, 국내보도 부문 영예

‘가족 신문사’ 스톰레이크타임스의 아트 컬런 편집국장(가운데)과 이 신문사 취재기자인 아들 톰(왼쪽), 발행인인 형 존이 신문사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스톰레이크타임스
‘가족 신문사’ 스톰레이크타임스의 아트 컬런 편집국장(가운데)과 이 신문사 취재기자인 아들 톰(왼쪽), 발행인인 형 존이 신문사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스톰레이크타임스
인구 1만 명의 시골 도시에서 일주일에 두 번, 3000부씩 발행하는 작은 신문사가 이례적으로 미국 언론계 최고 영예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퓰리처상 심사위원회는 아이오와 주 부에나비스타 카운티 스톰레이크 시에 기반을 둔 지역지 ‘스톰레이크타임스’의 아트 컬런 편집국장(59)을 사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퓰리처상은 탐사보도, 국제보도, 사설 등 언론보도 14개 부문과 극작 등 비(非)언론보도 7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스톰레이크타임스는 컬런 국장의 형이 발행인, 아내가 사진기자, 아들이 취재기자로 일하는 총 직원 10명의 ‘미니 언론사’다. 신문사는 지역정부와 농업기업협회의 유착 관계를 끈질기게 취재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질오염과 관련돼 피소된 지역정부를 농업기업협회가 금전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든 점이 돋보였다. 컬런 국장은 “유수의 대형 언론사 사이에서 퓰리처 위원회가 작은 언론사의 노력을 알아줘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선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형적 기부 행태와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한 워싱턴포스트(WP)의 데이비드 패런톨드 기자(39)는 국내보도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패런톨드는 트럼프가 2008년 이후로 자기 지갑에서 기부금을 낸 적이 없음에도 마치 자신이 기부천사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해 주목받았다. 트럼프가 2008년 이후로는 기부를 멈췄지만 자신의 재단에 기부된 남의 돈을 자기 이름으로 다른 재단에 기부하며 상까지 받았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 낙마 위기로까지 이끈 ‘음담패설 영상’ 보도도 그의 작품이다.

패런톨드는 WP 본사 편집국 사무실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시민들이 진실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는 지금, 과거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다시 한 번 진실의 원동력이 됐다”며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나에겐 가장 큰 영광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남겼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가족 신문사#스톰레이크타임스#퓰리처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