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 의인’ 안치범씨 부모, 장학금 100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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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씨가 살던 마포구에 기부

‘초인종 의인’으로 알려진 고 안치범 씨의 부모가 2일 서울 마포구에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했다. 왼쪽부터 권오범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장과 박홍섭 마포구청장, 아버지 안광명 씨와 어머니 정혜경 씨. 마포구 제공
‘초인종 의인’으로 알려진 고 안치범 씨의 부모가 2일 서울 마포구에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했다. 왼쪽부터 권오범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장과 박홍섭 마포구청장, 아버지 안광명 씨와 어머니 정혜경 씨. 마포구 제공
‘초인종 의인(義人)’인 고 안치범 씨의 부모가 경제적인 문제로 재능을 키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부했다.

서울 마포구는 “안치범 씨 부모가 2일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에 장학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안치범 씨의 아버지 안광명 씨(62)는 “마포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을 건넸다. 안 씨는 “아직 경황이 없지만 생각지도 않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평소에 좋은 일을 했어야 하는데 아들 덕에 이제야 기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마포인재육성재단은 안 씨가 건넨 장학금을 관내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안 씨는 “가급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장학금 기탁 사실 공개를 꺼렸다. 하지만 재단 측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꿨다. 유문숙 마포인재육성재단 사무국장은 “많은 사람에게 안치범 씨 유족의 선행을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안치범 씨는 그가 살던 마포구 빌라에 불이 나자 층층마다 문을 두드리며 이웃들을 깨웠다. 이웃 20가구 주민들은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안 씨는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졌고 치료를 받다 끝내 세상을 떴다. 안 씨는 같은 해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자(義死者)로 선정됐다. 조만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마포구는 지난해 10월 안치범 씨에게 ‘용감한 구민상’을 수여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안치범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은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진 오늘날 희망을 엿보게 해줬다”고 말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황태호 기자
#초인종 의인#안치범#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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