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를 부탁해”… 교단 떠나는 황새 박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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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룡 교원대 교수 정년퇴임… 18일 고별 강연… 복원 연구는 계속

 20년 넘게 멸종된 국내 황새 복원에 매달려 ‘황새 아빠’로 불리던 박시룡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65·생물교육과 교수·사진)이 강단을 떠난다.

 17일 한국교원대에 따르면 박 교수는 18일 오후 2시 충북 청주시 교원대 교육박물관 1층 강당에서 고별 강연을 한다. 마지막 강연의 제목은 충북권 황새 야생복원의 염원을 담은 ‘황새를 부탁해’. 그는 강연에서 “미호천에서 사라진 황새를 복귀시키기 위해 농약에서 자유로운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그동안 연구과정에서 틈틈이 그린 황새 관련 수채화 100점을 타임캡슐에 담아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 묻는다.

 박 교수가 황새 복원에 나선 건 정들었던 종(種)이 사라지는 것의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그는 “1987년 교원대에 부임해 ‘휘파람새 방언’ 연구를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휘파람새는 흔한 농촌의 여름철새였다”며 “무분별한 농약 사용과 농경지 개발로 10년 뒤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교원대 청람황새공원과 예산황새공원에는 황새 160여 마리가 있다. 박 교수는 정년으로 강단을 떠나지만 황새 복원 연구는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황새 복원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넘어 우리의 정신을 회복시키는 농촌녹색운동”이라며 “황새 관련 시민사회단체를 꾸려 복원에 성공한 황새가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황새 복원#박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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