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최초 여성 대통령 “나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과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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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바로 ‘과학’이죠.”

아미나 구립파킴 모리셔스공화국 대통령(56)은 모리셔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자 여성과학자다. 아미나 대통령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여성들의 과학기술계 진출이 늘고 있지만, 아프리카의 경우 여전히 27% 수준으로 성비가 불균형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인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미나 대통령은 영국 엑스터대 유기화학과에서 박사를 받은 뒤 모리셔스대 교수를 지냈다. 2007년에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라는 약용 식물을 연구한 성과를 인정받아 여성과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레알-유네스코 세계 여성과학자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아미나 대통령은 모리셔스 인근 로드게스섬에서 자라는 약용 식물을 조사한 결과 치료효과를 가진 600여 개의 약용식물의 목록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 목록은 현재 아프리카 풍토병 및 난치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아미나 대통령은 “전통문화가 실제치료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셈”이라며 “한 해 동안 설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수 천 명의 아프리카 아이들이 값싸고 효과 좋은 치료제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여성 과학자로써 한계와 벽을 경험했다는 아미나 대통령은 후배 연구자들이 비슷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여성들의 과학계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이달 20일에는 ‘아프리카 여성포럼’을 개최해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등 지구가 직면한 사회 문제를 여성들이 주도해서 해결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아미나 대통령은 “여성과학자가 남성 과학자만큼의 업적을 인정받으려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이 많아질수록 서로를 지지해줄 여성들의 커뮤니티가 견고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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