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이니 유니세프 국장 “소아마비 퇴치 한국, 제3세계의 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0일 2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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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내에도 소아마비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많았다. 신경계통에 발생해 다리에 마비가 오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는 병이었다. 다리를 절거나 아예 뼈를 지탱하는 근육에 힘이 없어지면서 평생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1960년대 소아마비 백신이 보급되면서 1983년 5명을 끝으로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환자는 없다.

레자 호사이니 유니세프 소아마비 퇴치국 국장(사진)은 “1984년 이후 단 한 명의 소아마비 환자도 발생하지 않은 한국은 제3세계 국가들에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28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활동 중인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로타리는 2019년을 ‘소아마비 퇴치의 해’로 정했다.

소아마비 발병은 각국의 노력 덕분에 세계적으로도 줄어드는 추세다. 1980년대만 해도 연간 35만 건에 달했던 소아마비 환자 발생은 2014년 242건, 2015년 51건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매년 태어나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소아마비 퇴치에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은 중동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다. 호사이니 국장은 “한 마을에서는 지도자가 잘못된 미신으로 백신을 맞지 못하게 해 아이 3명이 걷지 못하는 걸 보고 매우 가슴 아프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역시 알카에다, 탈레반 세력이 “백신을 맞으면 아기를 낳지 못한다”며 의료진을 위협하고 살해하기도 했다.

호사이니 국장은 “한국 국민들은 내전과 침략, 빈곤의 고통을 이해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도 소아마비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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