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왕… 보험왕이 代이어 모십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0일 03시 00분


한화생명 실적 상위 3% 신애숙씨 모녀

보험이 가업(家業)이 된 모녀가 있다. 한화생명 노원지점의 매니저인 신애숙 씨(59·사진 오른쪽)와 딸 차수현 씨(32)는 모녀 보험설계사다. 서울 노원구에서 보험왕으로 통하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딸도 보험영업에 뛰어들었다.

갑작스레 간경화를 얻어 세상을 떠난 남편은 신 씨에게 빚과 세 아이만 남겨놓았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신 씨는 2000년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 한 달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보험료로 냈지만 남편이 떠난 뒤 손에 쥔 사망보험금은 달랑 500만 원. 대부분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이었던 탓에 사망 시 보험금이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서운함과 후회가 보험설계사로 새로이 출발하는 원동력이 됐다.

고객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성실히 뛴 결과 신 씨는 한화생명 보험설계사 2만3000여 명 중 영업실적 상위 3% 안에 드는 설계사가 됐다. 신 씨를 거쳐 납입되는 보험료만 연간 15억 원에 이른다. 신 씨는 남편이 남긴 빚을 모두 갚았을 뿐 아니라 세 자녀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켰다.

신 씨의 뒤를 이어 둘째 딸 차 씨도 2008년부터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다. ‘엄마 덕에 실적을 낸다’는 말이 듣기 싫어 더 열심히 뛰었다. 개인재무설계사(AFPK) 자격증을 땄고 젊은 설계사답게 전자청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녀가 함께 고객을 만나는 일도 많다. 신 씨가 능숙하게 고객들의 마음을 녹이면 차 씨가 전문지식을 활용해 보험설계를 돕는다. 신 씨는 일부러 친한 고객을 만날 때 딸을 데리고 가기도 한다. ‘대를 이어 고객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다. 차 씨는 “딸이 가업처럼 설계사 일을 하는 걸 보고 고객들이 더 신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보험#한화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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