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리 무형문화재 묵계월 명창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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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민요 1세대인 묵계월(본명 이경옥·사진) 명창이 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소리 보유자인 고인은 경기민요와 12잡가뿐만 아니라 송서와 시조에도 조예가 깊은 소리꾼이었다.

192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열 살 때 소리에 입문한 고인은 이광식 주수봉 최정식 이문원 등 당대 명창들에게 두루 소리를 배웠다. 10대 시절인 1930년대에 부민관 명창대회와 경성방송국에 출연해 천재 소녀 명창으로 이름을 떨쳤다.

1957년 신세계레코드에서 경기민요 음반을 낸 이래 2012년 ‘12잡가’까지 꾸준히 음반을 내며 경기민요 보급과 전수에 힘썼다. 고인은 1971년 안비취 이은주 김옥심 명창과 더불어 민요연구회를 조직해 경기민요 소리꾼의 권익을 도모하는 데도 앞장섰다. 1975년 안비취 이은주 명창과 함께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고인은 후학 양성에도 힘써 임정란 유창 김영임 등 수백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아흔이 넘어서도 경기소리 보급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해온 그는 2011년 소리인생 80주년을 맞아 제자 150여 명과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1992년 국악대상, 1997년 국민훈장 보관장, 2004년 방일영국악상을 받았다.

국악 보급과 후진 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장례는 한국국악협회장(葬)으로 치러진다. 유족은 김연숙(화가) 연진(여성인력개발센터 과장) 종일 씨(재미 사업가) 등 1남 2녀.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은 4일 오전 9시. 02-2227-755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경기민요#묵계월#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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