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美대학농구 ‘3월의 광란’에 10억달러 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68강부터 승자 모두 맞히면 상금
확률 920경 대 1… 사실상 불가능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 및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챔피언십 토너먼트. 351개 대학 농구팀이 예선을 벌인 다음 68강에 오른 대학들이 토너먼트를 치러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이 이벤트는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릴 정도다.

올해는 열기가 광란의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83·사진)이 금융대출회사인 ‘퀴큰’과 손잡고 67경기의 승리 팀을 모두 맞히는 사람에게 10억 달러(약 1조700억 원)의 상금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상금은 매년 2500만 달러씩 40년간 지급될 예정이며 일시불을 원하면 절반인 5억 달러를 준다. 승자가 2명 이상이면 똑같이 나눈다.

미국에서는 68강 대진표가 결정되면 승리팀을 맞히는 ‘브래킷(Bracket) 게임’ 열풍이 분다. 농구광으로 알려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ESPN 등 방송을 통해 매년 이 게임에 참가해왔다. 퀴큰의 사장 겸 마케팅 최고책임자인 제이 파너는 “완벽하게 맞히는 가치는 얼마일까라는 의문이 이번 행사의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률이 극도로 낮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홍보효과는 물론 이벤트 참가자의 e메일 등 고객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막힌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인들이 모든 경기의 승자를 맞힐 확률은 920경 대 1이며 전문가들이 맞힐 확률도 1280억 대 1에 불과하다고 USA투데이는 수학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확률은 18개 홀을 도는 골프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4번 할 확률보다 낮다. 13년간 이벤트를 진행해온 ESPN의 존 디버 디렉터는 “‘모두 맞힐 수는 없다’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맞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버핏은 “매년 3월이면 수백만 명이 내기를 하는데 10억 달러를 벌 기회를 왜 잡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상금이 적힌 개인수표를 호주머니에 넣고 4월 7일 열리는 텍사스 주 알링턴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 한 명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청받은 사람이 상금을 타가도록 응원할 생각은 없지만 투자 자문에 응해 줄 수는 있다”고 CNN머니 인터뷰에서 농을 던졌다.

퀴큰 홈페이지를 통한 참가 신청은 3월 3일부터 시작되며 모든 참가자는 16일 저녁에 대진표를 받게 된다. 신청마감은 19일이다. 참가인원은 1000만 명으로 제한된다. 퀴큰은 모두 맞힌 사람이 나오지 않더라도 승리팀을 가장 많이 맞힌 참가자 20명을 뽑아 상금을 1인당 10만 달러(1억669억 원)씩 지급할 예정이다. 한국인 등 외국인이 응모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미국대학체육협의회 남자농구 디비전 1 챔피언십 토너먼트#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