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토대, 불임치료 길 열어…쥐 피부세포 이용 난자 만들어 새끼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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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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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정보 같은 아이낳기 이론상으로는 가능해져
작년엔 정자만들기도 성공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쥐의 피부세포에서 추출한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생식능력이 있는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5일 교토대 사이토 미치노리(齊藤通紀) 교수팀이 쥐의 피부세포에서 iPS세포를 빼낸 뒤 이를 분화시켜 난자가 되기 직전의 원시생식세포를 만들어 체외수정으로 새끼 쥐 3마리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실험은 난자를 만들지 못하는 여성이 피부세포를 이용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그대로 담은 아이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이토 교수팀은 지난해 iPS세포로 정자를 만든 적이 있어 두 기술을 적용하면 정자와 난자를 모두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이토 교수팀은 iPS세포로 만든 원시생식세포를 다른 암컷 쥐의 태아에서 추출한 난소 체세포와 함께 배양했다. 이를 암컷 쥐의 난소에 이식하자 4주 뒤 난자로 성장했다. 연구팀은 이 난자를 수컷 쥐의 정자와 체외 수정시킨 후 암컷 쥐의 나팔관에 이식해 건강한 새끼 쥐를 얻었다. 이를 통해 나온 2, 3세대 새끼도 정상적인 생식 능력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상으로는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한참 멀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사람과 쥐의 iPS세포는 성질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사람은 원시생식세포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번 실험에서 iPS세포로 만든 난자가 출산으로 이어진 비율은 자연 상태의 난자가 출산에 연결된 비율의 8분의 1에 불과했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무배란증 같은 불임이나 폐경기 여성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iPS세포는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아 생명윤리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iPS세포로 만든 정자와 난자로 새끼를 출산하는 단계에 이르면 생명윤리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iPS세포로 생식세포를 만드는 것은 금하지 않지만 이를 통한 수정은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일본#불임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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